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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미술전 연 이상억 서울대 국문과 명예교수 (서울=연합뉴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0-05
조회
44
정년퇴임 후 아마추어 화가로 변신해 개인 미술전을 연 이상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이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림 덕분에 퇴임하고 할 게 많아 즐겁고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2013.5.30 << 사회부 기사 참조 >> photo@yna.co.kr
이상억 명예교수, 31일까지 개인 미술전 열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직업이라면 이렇게 재미있게 못 했을 거예요. 재미로 그리니까 더 신이 납니다."
평생을 국어학 연구에 매진해온 국어학자가 교수 정년퇴임 후 아마추어 화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주인공은 31일까지 서울대 문화관 갤러리에서 첫 개인 미술전을 여는 이상억(69)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이 교수는 전시회에서 유화, 수묵화, 도예 등 작품 108점을 선보인다.
그는 30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틈틈이 그린 습작을 모아놓은 것인데 미술로 이력을 쌓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즐기려고 전시회를 열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요즘 서울대 교직원 수묵화 반과 부산의 집 근처 한 대형마트 문화센터의 유화 반에 매주 한 차례씩 나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교수는 "그림은 취미삼아 하지만 취미보다는 조금 윗단계"라며 "국어학은 이미 한 단계 완료해 은퇴했으니 다른 분야의 즐거움을 캐보려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고교 시절 문학소년이었던 이 교수는 자연스레 국문과에 진학했다. 원래 미대 진학이나 화가를 꿈꾸던 학생은 아니었다.
미술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대학 시절 서예를 접하면서다. 서예는 기초만 배우고 그만뒀지만 동양화를 그리는 모친을 옆에서 보며 미술에 대한 소양을 쌓았다.
그림에 발을 담근 것은 1990년대 중반 호주 시드니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있을 때였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유화와 도예 등을 배우며 서양화의 기초를 닦았다.
귀국해 강의와 연구로 바빠 그림에 몰두할 새가 없었다. 2009년 정년퇴임 후 여유가 생기면서 서울대 교직원 수묵화 반에서 본격적으로 동양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작품 대부분은 교수 퇴임 이후의 작품이다. 호주에 있을 때 그린 그림도 있고 1969년작 서예도 한 점 있다.
이 교수는 "문자도 조형미가 있는 그림"이라며 자신의 전공인 국어학과 미술에 접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 가운데 거북·사슴·학 등 10가지 장생불사를 상형문자로 표현한 '십장생 문자도', 동물 관련 한자 240여자를 그려넣은 '동물원 문자도' 등 문자를 활용한 그림이 눈에 띈다.
그 밖에도 자연, 동물, 인물, 정치적 풍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주제의 그림을 그리고 도예 작품을 만들었다. 언론의 보도사진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그는 "재미있고 이야기가 담겨 있어 보통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미술평론가의 평가보다는 '기대 안 하고 왔다가 예상 외로 호강하고 간다'는 일반인의 반응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에 할 일이 없어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림 덕분에 퇴임하고 할 게 많아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rice@yna.co.kr
이상억 명예교수, 31일까지 개인 미술전 열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직업이라면 이렇게 재미있게 못 했을 거예요. 재미로 그리니까 더 신이 납니다."
평생을 국어학 연구에 매진해온 국어학자가 교수 정년퇴임 후 아마추어 화가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주인공은 31일까지 서울대 문화관 갤러리에서 첫 개인 미술전을 여는 이상억(69)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이 교수는 전시회에서 유화, 수묵화, 도예 등 작품 108점을 선보인다.
그는 30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틈틈이 그린 습작을 모아놓은 것인데 미술로 이력을 쌓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즐기려고 전시회를 열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요즘 서울대 교직원 수묵화 반과 부산의 집 근처 한 대형마트 문화센터의 유화 반에 매주 한 차례씩 나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교수는 "그림은 취미삼아 하지만 취미보다는 조금 윗단계"라며 "국어학은 이미 한 단계 완료해 은퇴했으니 다른 분야의 즐거움을 캐보려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고교 시절 문학소년이었던 이 교수는 자연스레 국문과에 진학했다. 원래 미대 진학이나 화가를 꿈꾸던 학생은 아니었다.
미술에 관심을 두게 된 건 대학 시절 서예를 접하면서다. 서예는 기초만 배우고 그만뒀지만 동양화를 그리는 모친을 옆에서 보며 미술에 대한 소양을 쌓았다.
그림에 발을 담근 것은 1990년대 중반 호주 시드니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있을 때였다. 지역 문화센터에서 유화와 도예 등을 배우며 서양화의 기초를 닦았다.
귀국해 강의와 연구로 바빠 그림에 몰두할 새가 없었다. 2009년 정년퇴임 후 여유가 생기면서 서울대 교직원 수묵화 반에서 본격적으로 동양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작품 대부분은 교수 퇴임 이후의 작품이다. 호주에 있을 때 그린 그림도 있고 1969년작 서예도 한 점 있다.
이 교수는 "문자도 조형미가 있는 그림"이라며 자신의 전공인 국어학과 미술에 접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의 작품 가운데 거북·사슴·학 등 10가지 장생불사를 상형문자로 표현한 '십장생 문자도', 동물 관련 한자 240여자를 그려넣은 '동물원 문자도' 등 문자를 활용한 그림이 눈에 띈다.
그 밖에도 자연, 동물, 인물, 정치적 풍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주제의 그림을 그리고 도예 작품을 만들었다. 언론의 보도사진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그는 "재미있고 이야기가 담겨 있어 보통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미술평론가의 평가보다는 '기대 안 하고 왔다가 예상 외로 호강하고 간다'는 일반인의 반응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노후에 할 일이 없어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림 덕분에 퇴임하고 할 게 많아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다.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