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흔적

ANTHOLOGY

[시] 도서실

Author
관리자
Date
2024-04-11
Views
41
도서실

무수한
갈피마다
풍기는
생생한 통나무 내음.
나는 푸근히
마셔 버리고 푸다.
아니
가슴속에 소롯이 피는 들꽃으로나,
가슴 속에 뭉게지는 뭇꿈으로
하고 푸다.

눈을 따라
주줄이
일었다 슬어지는
이슬의 알 알.
나는 알뜰이 주워모아
마음 속에 뚜렷한
또 하나의 눈알을
이루련다.

가을이 저물 녘에
나는 푸섶 사이로 나부끼는
커단 덩굴잎을 하나 주워서
맥맥이 흐르는
깊은 뜻을
캐려 애쓴다.

<문총 주최, 제4회 전국중고교생 한글시 백일장, 4292.10.9, 1석 입상, 공보처장상>
중고등학생 문예지 ‘학원’ 1959년 12월호 (통권 82호) 38면의 김경린 시평: 일석으로 입선된 이상억군(경기중 3년)의 시는 처음으로부터 끝까지 <메타포어>로서 이루어진 작품으로서 중학생으로서는 지나치게 재치있게 가꾸어 놓은 작품입니다. <무수한 갈피마다 풍기는 생생한 통나무 내음>이라든지 <눈을 따라 주줄이 일었다 슬어지는 이슬의 알 알> 등은 얼마나 멋이 있는 구절들입니까? 그러나 너무나 지나치게 <메타포어>의 세계로 파고 들어 갔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도서실>이라는 감이 나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결점입니다.

 

규장각 연못 앞 영화당은 옛날 과거 보던 자리로, 중3 때 문화부 전국 백일장에 경기 대표로 나갔다가 ^도서실^ 이란 시로 1 석 상을 받고 그로 인해 평생 이 길을 걷게 된 연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