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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트를 스위트하고 스마트하게 쓰자

Author
관리자
Date
2014-01-09
Views
31
트위트를 스위트하고 스마트하게 쓰자

이상억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발 없는 말이 십 리를 가는’ 동안 SMS(Short Message Service)나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한 소문은 수십만 리를 간다. 이처럼 SMS나 SNS가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정보나 치명적인 거짓 루머를 실시간으로 방방곡곡에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각종 선거에서 이들 매체가 널리 이용/악용되고 있다. 선거에서 결과가 공지된 다음에는 거짓 소문의 진실규명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결국 컴퓨터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 사회 한쪽 구석에서는 “아니면 말고”나 “배째라” 식의 부도덕과 몰염치가 더욱 판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소설가, 연예인, 개그맨 등이 2040 세대의 생각과 행동을 멋대로 흔드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SNS의 확산에 따라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기인들의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개인의견 표명이나 비아냥이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의 견해나 의견이 객관성과 진실성을 가지지 않으면 사소한 말장난 하나로 세상을 출렁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이철영, 굿소사이어티 2011/12)

위 SNS의 대표적인 예로 트위터(Twitter), 카카오토크(Kakao Talk), 페이스북(Facebook), 싸이월드(Cyworld)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한국 국민 5명 중 3명 이상이 2006년 7월 이후 써 온 트위터의 좋은 면부터 살펴보자.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트위터를 이용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업들도 홍보나 고객불만 접수창구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이집트 등에서 트위터가 일조한 혁명은 가히 현대 IT가 정치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 예들이다.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최소한 긍정적 변화를 초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의 트위터 사용은 그리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일선장병들과 트위터로 현장감각을 얻기에는 좋은데, 장병의 직속상관들의 위계가 무시되어 체제가 생명인 군대에서 위태로운 시험이 될 수도 있음을 보았다. 또 일반 통화에서 무심히 흘린 군정보가 군의 계획과 약점을 탐지하게 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단다.

위에 인용한 글에서 보듯, 사회 구성원의 일부가 전부에 대해 검증이나 여과되지 않은 루머로 오도하는 수많은 경우를 경험하면서도 한국민의 대다수는 속수무책이다. 트위터 대세론에 정치판도 영합하여 득표에 이용하려 할 뿐, 트위터가 꼼수를 두는 이상으로 좋은 일에 쓰였다는 예를 많이 듣지 못했다. 트위터 여론을 10분간만 토론하고 KTX개혁을 반대한 한나라당은 철도 전문가의 의견 청취를 배제하고 단지 노조의 입김과 바람몰이에 휘둘려 더 넓은 대중과 소통의 폭을 늘리는 책무를 혼동하여 버렸다. 트위터를 쓰는 세대만이 국민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소위 보수골통이라 불리는 세대들은 소외되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그저 관망만 하고 있다. 즉응 대책을 정확히 모른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우선 트위터가 어떤 속성을 가졌는지 잘 분석해 보아야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안이 나올 것이다. 그 생리를 잘 알고 시작해야 많은 대상자들과 통신망을 구축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트위터에서 두는 140자의 제한은 이메일이나 페이스북 등의 긴 타자 시간보다 기능적 효율성이 있다. 정형시의 경우에서도 일반 외국인들이 일본의 17자 하이구(俳句)는 쉽게 접근해도 한국의 45자 정도인 시조에는 좀 뜨가하다. 메시지가 짧으면 교환시간이 절약되고 단기성기억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장문의 진지한 글을 쓰는 데 좋은 블로그와 달리, 트위터는 간단한 글을 손쉽게 쓸 수 있는 단문 전용 사이트이기 때문에, 이동통신기기를 이용한 글 등록도 편리하다. 앞으로는 글은 짧지만 효과적으로, 즉 ‘촌철살인체’로 써야 할 것이다.

둘째, 이렇게 전송된 트윗(트위터 글쓰기 화면에 쓰는 글) 업데이트는 사용자의 프로필 페이지에 나타나고, 그 사용자를 팔로우(follow)하는 다른 사용자에게 즉시 전달된다. 트윗을 보내는 사용자는 초기설정만 바꾸면 자신의 친구 중 누구에게 트윗을 보낼 것인지 제어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파급 대상수가 기하학적이며 의도적일 수도 있으니 이 특징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셋째, 영어뿐만 아니라 다국어를 지원하며, 전세계 이용자와 짧은 글로 대화를 주고받거나 친구를 맺을 수 있다. 실시간 대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시작한 이야기가 급속히 유포되어 세계적인 이슈가 되는 일도 일어난다. 지역의 제한이 없고 실시간 소통이라는 상황을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넷째, 실시간 대화이기 때문에 즉각적 반응에 의한 직감성이 긴 사고 판별을 눌러버린다. 소위 보수골통 사이트의 치렁치렁함은 생리상 맞지 않는다. 더구나 회원 가입하고 매번 비밀번호를 꼭 쳐야 하는 보수적 사이트들의 폐쇄성에도 거부감이 많다. 트위터 사용자들도 단문메시지를 PIN을 이용하여야 인증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쉽고 빠른 접근 처리가 특징이다.

다섯째, 상대방의 최근 활동을 알게 해주는 '팔로우(follow)'라는 기능이 있다는 점, 그리고 메신저와 같은 신속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다른 SNS와는 달리 상대방이 허락하지 않아도 일방적으로 '팔로어(follower)'로 등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손쉬운 접근성과 전달력 덕분에 트위터를 통해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도 하며 뉴스속보를 TV보다 더 빠르게 전달하기도 한다.

여섯째, 트위터에서 로봇과 위안 대화를 하기도 하고, 5분내로 꽤 많은 개인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점점 인간관계의 장이 사이버상에서 마구 엉키고 있다. 타임라인(Timeline: 트윗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곳)에 팔로잉(‘친구추가’)한 사람들의 트윗이 보이고, 맞팔(서로 ‘친구추가’하기)로 서로 팔로잉과 팔로워(나를 ‘친구추가’한 사람)를 하는 친구가 된다. RT(리트윗)로 원하는 트윗을 본인의 팔로워들에게 재전달하고, RM(리플멘션: 아이디를 사용하여 답장)하거나, DM(디엠: 1:1로 주고 받는 쪽지)으로 비공개 답장을 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하다.

이상과 같은 특징은 어떤 다른 것으로 상응시킬 수 없는 새로운 기능성을 가진 것이 틀림없다. 더구나 SNS 중 Yammer는 기업내 그룹별 업무협력을 돕도록 한 애플리케이션으로서 트위터 형태지만 특정인 이외는 비공개로 하는 쪽지 기능을 제공한다. 서로 활동을 볼 수 있는 타임라인과 특정인을 지칭하는 멘션(‘mention’)을 가졌고 실시간 의견교환을 하면서 기록이 남을 뿐 아니라 링크나 저장 문서를 받아 낼 수 있으니 이메 일을 대체할 수도 있다 한다.

근래 정당들이 젊은이들의 표를 의식하여 각종 선출과정에서 휴대폰 투표를 크게 반영하기로 하였다. 대의민주주의냐 SNS민주주의냐, 정당민주주의냐 대중민주주의냐 등 요즘 민주주의의 논쟁이 뜨겁다. 전통적으로는 정당과 의회를 골격으로 한 대의민주주의였으나 SNS 등장 이후 대중의 직접 참여를 강조하는 소셜민주주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월가 점령시위, 서울시장 선거에서 소셜미디어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니 이제 제도권 대의제가 SNS를 포용해야 할 시점이기는 하다.

SNS는 24 시간 가동되는 온라인, 이동성과 속도의 위력이 엄청난 혁명적 소통기구다. 온 오프로 분리 않고 항시 참여 가능하고, 시민사회와 정당간 구분도 없애 버렸으나, 온라인상의 배타주의나 쏠림현상이 있다. 의회의 고른 대표성이나 정당의 숙의 타협 기능은 없고, 촛불시위처럼 선동적 조직화로 정당 절차에서 다룬 일이 없는 이슈가 갑자기 확대된다. 이런 것들이 조심해야 할 문제들이다. SNS는 특정성향의 같은 의견 집단만 모여, 정치적 책임성이 없이 여론의 유동성-비안정성을 안고 있다. 의회는 선거로 책임을 져야 하는데, 휴대폰의 손끝에서 쉽게 결정하며 직접민주주의로 끌려가면 소외되었던 계층의 대변이 될지는 몰라도 정당이 책임지는 구속력은 없는 상태가 된다. 이것도 문제다.

스마트폰은 전화기능이 있는 소형컴퓨터라 볼 수 있고, 급속한 대중화에 의해 트위터도 함께 대중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특징인 시간과 공간의 제한 없이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트위터의 이용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용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트위터는 많은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 정통해 있는 팬들은 이것이 친구들과 연락할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연결'이 너무 강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불시에 날아오는 메시지들과 씨름하고, 많이 나온 휴대전화요금 청구서에 놀라고, 친구들이 저녁에 무엇을 먹나 그만 좀 알려 주도록 말하면서 말이다.“

트위터가 140자로 제한된 단문 서비스라는 점에서 웹보다 모바일에 더욱 최적화 된 서비스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매체와 트위터 서비스의 동반상승효과 때문에 웹-스마트폰-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의 결합이 인터넷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으며 새로운 산업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트위터 이용자 중 웹을 통해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람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다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위시한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트위터를 이용하고 있다는 통계가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렇게 항상 휴대하는 스마트폰 위주의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보 전달 속도가 매우 빠르며 급박한 재난 상황이나, 중요한 소식들이 순식간에 퍼지는데 가장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실례로 현대자동차 공장점거투쟁을 벌일 당시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에 글을 올림으로써 투쟁소식을 전했다. 파업 6일째 되는 날 저녁, 트위터 계정을 가진 한 조합원의 건의로 트위터 교육이 있었다. 조합원 50여 명이 모였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정도만 즐기던 조합원들이 이제는 매일 자신들의 소식을 바깥으로 날랐다. 점거농성이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고 탓하는 사람보다 트위터에 어떤 글을 올릴지 고민하는 사람이 늘었다. 각자 적게는 100여 명에서 많게는 1천여 명씩 급속도로 팔로어를 늘렸다. 트위터 계정으로 날아오는 응원 메시지는 큰 힘이 됐다. 이들의 활동으로 한 대형 포털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이 실시간 검색순위 1위가 되기도 했다

또한 언론을 통해서만 전달되던 연예인이나, 정치인, 기업들의 발언, 공지들도 여과 없이 빠르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인터넷보다 한층 발전된 소통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은 기존 생활정보나 개인의 생각을 넘어 선거 등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정치에 대한 불신은 좌우의 경쟁적 포퓰리즘을 낳고 그 근저에 트위터가 직접민주주의를 나르는 수레가 되고 있다.

현재 트위터는 이란, 중국, 이집트, 대한민국에서 검열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에는 대한민국의 정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을 차단하여 이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열도 한 방법이고 실명제도 고려될 만한데, 결국 막는 데는 저항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어플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령 서울대생 멘토와 고등학생 멘티를 연결하는 스마트폰용 앱 ‘MEEPLE’ (meeting + place + people)을 개발한 서울대생들이 태블릿 PC에서 앱을 통해 조언에 목마른 고교생과 대화상담하고 있다. 또 요즘 세시봉세대 정서가 젊은 세대에도 호응을 얻어 세대간 소통과 화합의 통로가 되고 있듯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사이버상에서 자기 취향에 맞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찾아나선 것이다. 이런 긍정적 면을 살려 트위터를 쓸 때 책임감을 가지고 소홀히 가벼운 반응을 지저귀지 않는 윤리성이 필요하다. 새가 지저귄다는 뜻에서 온 twit를 새대가리가 아니라 인간이 말한다는 뜻이 되도록 돌려야 할 것이다. 트위트로 남을 해치지 않게 좋은 생각을 담아 스위트하고 스마트하게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