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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에 홍살문을 세우자

Author
관리자
Date
201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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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에 홍살문을 세우자
[이렇게 생각한다] 코리아타운 지키기 특별 제안

2010년 02월 11일 (목) 12:21:43 이상억   Editor@Acropolis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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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주센터 초대 소장을 역임한 이상억 명예교수가 LA 한인타운 재단장 프로젝트와 관련, 아크로에 특별 기고를 보내왔다. <편집자주>

2009년초부터 LA 카운티 심장부에 있는 넓은 코리아타운을 지키자는 운동이 일고 있다. 지금 한인회에서 대략 ‘피코-멜로즈, 후버-크렌셔’로 설정한 한인타운의 구역은 LA 도심 차이나타운이나 리틀 도쿄의 삼십여배(약15블럭 대 약550블럭)가 된다. 과연 이 넓은 지역을 한 민족의 연고지로 시의회 및 행정부에서 인정할지 자못 흥미롭다. 아마 이 일이 성사된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도심내의 꽤 큰 민족 구역(ethnic zone)이 될 것이다.

작게는 버몬트와 웨스턴, 올림픽과 3가 사이 지역이 코리아타운의 중핵 지역(약125블록)이 될 것이고, 크게는 올림픽경찰서의 관할 구역(남북으로 10번 프리웨이-멜로즈까지, 동서로 플리머스-후버까지) 총 6.2 스퀘어마일과 거의 일치하는 지역이다. 남가주 한국 주민의 생활 근거지로 낮에 외부 주거지에서 들어 왔다 나가는 인구까지 치면 몇십만이 집중되어 있는 한인 지역임에 틀림없다.

코리아타운 핵심부를 상징하기 위해 3가와 올림픽(동서)이 각각 웨스턴과 버몬트(남북)에서 만나는 네 모서리에 우선 무슨 표지를 해야 한다. 종전에 있었던 전봇대의 코리아타운 표지판뿐 아니라, 인도 곁 가장자리에 쉽게 세울 수 있는 ‘장승’을 더 보태는 것이 좋을 것이다. 통행을 크게 막지도 않고 눈에 띄는 상징물로 제격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마을 어귀에 목장승을 세우는 점과 같은 기능이 될 것이다. 이 때 한자로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라 쓰면 마치 중국인 지역 같아 보일 테니 한글로 써야겠다.

중국식 패방(牌坊, 파이팡)이나 일본식 신사문(도리이, 鳥居)이 각각 민족 구역이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문 모양의 '파이'(牌)를 말하는 파이팡들은 공이 있는 신하들을 기념하기 위해 조정의 허락으로 세운 공적비다. 낮게는 수m에서 높게는 10여m에 달하는 파이팡들은 과거 그곳이 얼마나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는지를 알게 해준다.


대전 국립현충원의 홍살문
한인타운 중장기 미화 작업으로 ‘스트리트 게이트 프로젝트’가 구체적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 있다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타운 어구마다 한국에서 동네의 효자나 열녀를 위해 세웠던 붉게 색칠한 나무문 즉, 홍살문(또는 홍전문紅箭門, 홍문紅門)을 세우는 방안도 좋겠다. 대전 국립현충원 홍살문의 경우, 높이는 가운데 문 10m, 양쪽의 문 8.5m이며, 철근콘크리트로 6개의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붉은 살을 일렬로 세운 5칸짜리 문이 좋은 모델이다. 보통은 둥근 기둥 2개를 세우고, 위에는 지붕없이 화살모양의 나무인 사롱(斜籠)만을 나란히 세워놓았고, 그 중간에는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다. 태극문양은 종류에 따라 삼태극•이태극이 있고, 태극문양 위 지창(枝槍)도 2지창•3지창이 있다.
그 기원 및 목적의 문헌상 기록은 없으나, 관아•능원•궁전•향교 등의 입구에 경의를 표하라는 뜻이 담긴 경우, 그 동네에 효자, 열녀가 있을 경우 나라에서 세워 주는 사례가 지명에 남아 있다. (예: 서울 광교옆 홍문동, 홍문섯골) 열녀 과부가 가문의 명예를 지키려 자결함으로써 겹홍살문이 세워지기도 했다. 두 개의 붉고 굵은 장대 위에 인방을 걸고 그 위에 홍살을 꽂은 이 홍살문은 문묘(文廟)의 성스러운 영역성을 암시해 주는, 충절을 상징하는 유교적 사고의 표지로도 쓰였다. 가령 노만디와 올림픽 가도의 서울국제공원 옆의 다울정, 한옥식 아파트 등과 함께 홍살문을 상징물로 꾸밀 필요가 있다.

[대전 현충원 정문/홍살문 사진은 인터넷에서 검색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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