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한국문화
ANTHOLOGY
영어 '공룡화'에 대한 대응 전략
Author
관리자
Date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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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2년여를 영어 공용화 또는 제2 공식언어 설정 여부로 논난을 해 오고 있으나, 이 문제의 핵심은 설사 설정을 한다해도, 설정의 선언적 효과에 그치자는 것만이 아니고 실제 그 뒤에 어떻게 실행해 나가느냐에 있다. 다시 말해 선언 여부는 애초 별 의미가 없고 그런 절차 없이도 영어가 많이 쓰이는 계층과 분야(예컨대 외교, 통상, 학술, 문화교류 등)에서는 어차피 영어를 앞으로 제대로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현실이 닥쳐 와 있다. 그 동안 개인의 세계시민화 대 민족공동체의 정체성 보존, 국가 경쟁력 강화 대 문화적 제국주의 대처 등을 논위해 온 내용들은 대개 비구체적인 명분론으로 그쳤고 실용적인 핵심을 소홀히 다루어 왔다. 제발 더 이상 영어 공용화의 명분 여부를 논하지 말고, 이미 '공룡화'되어 있는 현실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생각에나 힘을 쏟자.
필자는 국어학을 전공했으니 우리의 정체성을 아끼는 열의는 누구 못지 않으나, 공용화 운운까지 와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영어로 언어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또는 호주 시드니대 등지에서 오래 외국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구체적 대응 전략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제1안은 우선 재외 영어권지역에 있는 교포 2세들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북미주에 대략 180만, 대양주에 5만 이상의 교포가 있으니 그 2세들이 얼마동안 모국 생활도 해 볼 겸 한국에 와서 영어교육에 참여하도록 촉진하자는 것이다. 교포 자녀들은 아무래도 한국에 대한 언어, 문화 상의 지식이 있으므로 생판 외국인보다 언어교육에도 이점이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려는 동기나 동경심이 있는 지원자를 가려서 언어교육에 관한 기본 과정을 어느 정도 이수시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영어교육 분야를 이미 전공한 사람은 우선적으로 유치하고, 앞으로 이 분야를 지원할 사람은 국내에서 좋은 대우를 보장해 주는 전망을 조성하면 호응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발상은 교포 학생들을 지도해 보면서 특히 인문계 학생들은 불분명한 장래 계획으로 불안해 하고 결혼 상대자 물색도 어려운 현실에 불만이었던 상황을 깨어주려는 데서 싹 튼 것이다. 다만 이들 중 하나라도 차츰 압구정동에서만 소일하는 일이 없도록 동기와 자질이 있는 지원자를 선발하고 사후 지도를 잘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제1안에서 아주 외국인인 영어사용자들을 꼭 배제하자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이미 교육부에서 그런 유치 계획은 시행하고 있다 한다. 미국의 평화봉사단원이 6-70년대에 우리의 영어교육에 도움을 준 선례도 많이 참조하여야 하며, 단기 관광객의 여비 벌이나, 예전에 미군(GI)이 언어교육이 무언지도 모른 채 투입되었던 식은 피해야겠다. 이렇게 좋은 교사들을 확보한 뒤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주당 1시간 이상 영어로만 수업하는 방안을 시행해야지 원어민이 아닌 교사가 꾸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미 하는 곳도 있지만 지역(서울 강남 등지)에 따라 영어권에서 생활을 하다 온 재학생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극대화해서 우선 대처해 봄직도 하다.
제1안의 연장으로 제2안은 영어집중 캠프의 운영이다. 교포나 한국학 지망 외국학생을 대상으로 단기 하계학교를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다. 서울 교외와 대덕 단지 근처 등의 학교 기숙사 시설이 방학으로 비어있을 때, 영어사용자와 한국인을 적어도 1 대 3 이하로 구성하여 24시간 영어만 쓰며 살아 보도록 하는 설정이다. 원래 목표언어를 현지에 가서 물에 빠져(immersion) 배우듯 하면 제일 좋겠으나 비용이 많이 들므로 비슷한 환경을 국내 요지마다 설정하되 원어민의 여비, 숙식비, (건강, 재해) 보험료 정도는 수익자 부담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여기 따르는 세부 계획은 지면 관계상 다 쓸 수 없으나 원만히 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3안은 이미 일부 출판사들이 시도한 예도 있겠지만, 영어로 된 각종 노래 가사, 영화 대사를 영어교육에 대폭 이용하되 인터넷을 통해 대화식(interactive)으로 운영될 수 있게끔 흥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종래 책이나 카세트, 비디오로 끝나던 교재를 활성화해야 새천년에도 살아 남을 것이다.
[위의 글은 ‘중앙일보’에 “영어 공용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는데, 교정 기자가 임의로 ‘룡’자를 ‘용’자로 고쳐 버린 것이다. 본래와 다른 의도로 읽혀지게 되었지만 효과적으로 정정하여 원 의도를 널리 밝힐 수도 없는 채, 여기에나마 적어 둔다.]
필자는 국어학을 전공했으니 우리의 정체성을 아끼는 열의는 누구 못지 않으나, 공용화 운운까지 와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미국에서 영어로 언어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또는 호주 시드니대 등지에서 오래 외국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교육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구체적 대응 전략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제1안은 우선 재외 영어권지역에 있는 교포 2세들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북미주에 대략 180만, 대양주에 5만 이상의 교포가 있으니 그 2세들이 얼마동안 모국 생활도 해 볼 겸 한국에 와서 영어교육에 참여하도록 촉진하자는 것이다. 교포 자녀들은 아무래도 한국에 대한 언어, 문화 상의 지식이 있으므로 생판 외국인보다 언어교육에도 이점이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려는 동기나 동경심이 있는 지원자를 가려서 언어교육에 관한 기본 과정을 어느 정도 이수시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영어교육 분야를 이미 전공한 사람은 우선적으로 유치하고, 앞으로 이 분야를 지원할 사람은 국내에서 좋은 대우를 보장해 주는 전망을 조성하면 호응이 적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 발상은 교포 학생들을 지도해 보면서 특히 인문계 학생들은 불분명한 장래 계획으로 불안해 하고 결혼 상대자 물색도 어려운 현실에 불만이었던 상황을 깨어주려는 데서 싹 튼 것이다. 다만 이들 중 하나라도 차츰 압구정동에서만 소일하는 일이 없도록 동기와 자질이 있는 지원자를 선발하고 사후 지도를 잘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제1안에서 아주 외국인인 영어사용자들을 꼭 배제하자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이미 교육부에서 그런 유치 계획은 시행하고 있다 한다. 미국의 평화봉사단원이 6-70년대에 우리의 영어교육에 도움을 준 선례도 많이 참조하여야 하며, 단기 관광객의 여비 벌이나, 예전에 미군(GI)이 언어교육이 무언지도 모른 채 투입되었던 식은 피해야겠다. 이렇게 좋은 교사들을 확보한 뒤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주당 1시간 이상 영어로만 수업하는 방안을 시행해야지 원어민이 아닌 교사가 꾸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미 하는 곳도 있지만 지역(서울 강남 등지)에 따라 영어권에서 생활을 하다 온 재학생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극대화해서 우선 대처해 봄직도 하다.
제1안의 연장으로 제2안은 영어집중 캠프의 운영이다. 교포나 한국학 지망 외국학생을 대상으로 단기 하계학교를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다. 서울 교외와 대덕 단지 근처 등의 학교 기숙사 시설이 방학으로 비어있을 때, 영어사용자와 한국인을 적어도 1 대 3 이하로 구성하여 24시간 영어만 쓰며 살아 보도록 하는 설정이다. 원래 목표언어를 현지에 가서 물에 빠져(immersion) 배우듯 하면 제일 좋겠으나 비용이 많이 들므로 비슷한 환경을 국내 요지마다 설정하되 원어민의 여비, 숙식비, (건강, 재해) 보험료 정도는 수익자 부담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여기 따르는 세부 계획은 지면 관계상 다 쓸 수 없으나 원만히 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3안은 이미 일부 출판사들이 시도한 예도 있겠지만, 영어로 된 각종 노래 가사, 영화 대사를 영어교육에 대폭 이용하되 인터넷을 통해 대화식(interactive)으로 운영될 수 있게끔 흥미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종래 책이나 카세트, 비디오로 끝나던 교재를 활성화해야 새천년에도 살아 남을 것이다.
[위의 글은 ‘중앙일보’에 “영어 공용화에 대한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는데, 교정 기자가 임의로 ‘룡’자를 ‘용’자로 고쳐 버린 것이다. 본래와 다른 의도로 읽혀지게 되었지만 효과적으로 정정하여 원 의도를 널리 밝힐 수도 없는 채, 여기에나마 적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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