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흔적

ANTHOLOGY

[시] 도서실

Author
관리자
Date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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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도서실

무수한
갈피마다
풍기는
생생한 통나무 내음.
나는 푸근히
마셔 버리고 푸다.
아니
가슴속에 소롯이 피는 들꽃으로나,
가슴 속에 뭉게지는 뭇꿈으로
하고 푸다.

눈을 따라
주줄이
일었다 슬어지는
이슬의 알 알.
나는 알뜰이 주워모아
마음 속에 뚜렷한
또 하나의 눈알을
이루련다.

가을이 저물 녘에
나는 푸섶 사이로 나부끼는
커단 덩굴잎을 하나 주워서
맥맥이 흐르는
깊은 뜻을
캐려 애쓴다.

<문총 주최, 제4회 전국중고교생 한글시 백일장, 4292.10.9, 1석 입상, 공보처장상>
중고등학생 문예지 ‘학원’ 1959년 12월호 (통권 82호) 38면의 김경린 시평: 일석으로 입선된 이상억군(경기중 3년)의 시는 처음으로부터 끝까지 <메타포어>로서 이루어진 작품으로서 중학생으로서는 지나치게 재치있게 가꾸어 놓은 작품입니다. <무수한 갈피마다 풍기는 생생한 통나무 내음>이라든지 <눈을 따라 주줄이 일었다 슬어지는 이슬의 알 알> 등은 얼마나 멋이 있는 구절들입니까? 그러나 너무나 지나치게 <메타포어>의 세계로 파고 들어 갔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도서실>이라는 감이 나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결점입니다.

 

규장각 연못 앞 영화당은 옛날 과거 보던 자리로, 중3 때 문화부 전국 백일장에 경기 대표로 나갔다가 ^도서실^ 이란 시로 1 석 상을 받고 그로 인해 평생 이 길을 걷게 된 연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