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및 해설

PARODY ART WORK

정선 鄭敾. 인왕제색도 仁王霽色圖. 국보216호. 1761.5.25 작. 138.2x79.2cm. 국립 중앙박물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4-29
조회
88


©Sang Oak Lee 2012

인왕제색도를 보면 비 온 뒤에 개이고 있는 인왕산의 모습이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바위의 질감, 습윤한 수목들, 짙게 드리운 연운(烟運) 등 사실 그대로의 모습이다. 마치 초상화에 보이는 극도의 사실주의적 경향이 산수화에 그대로 간명하게 번안되 듯한 느낌이 든다. 이것은 말하자면 한국적 사실주의의 진수라고 볼 수 있다. cf. 안휘준 1988 한국회화의 전통, 문예출판사.

이 그림을 볼 때마다 필자는 모교(경기고) 화동 교정에서 6년간 보던 인왕산의 치마바위의 흰색이 떠올라 왜 검은색을 써서 흑백사진을 뒤집듯 그렸나 궁금했다. 그래서 판화를 처음 배우면서 흑백을 뒤바꿔 보통 때 보이던 색깔로 다 바꿔 보았다. 그런데 제색(霽色)의 제자는 '비 개일 제'의 뜻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정녕 비 온 직후 개었을 때 암벽이 습기를 품다 뿜은 색은 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처음 판화를 파다 보니 그림을 좌우 거꾸로 해야 하는 것을 몰랐다. 좌우간 이 판화는 비가 오기 전의 보통 때 인왕산 모습이 되겠다.

인왕제색도는 그 동안 삼성 리움에 소장되다가 2021년 이건희 회장이 작고하면서 정부에 기증하였다.



좌측에 보이듯이 정선 원화처럼 비 맞은 뒤 마르기 전에는 검은 색을 띄고, 우측 사진에서 흰 암벽은 말라 있을 보통 때의 흰 색깔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으로 비 온 뒤 실경산수(實景山水)를 다룬 작가의 진면목을 보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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